벼니바이러스

원주 시내를 거닐다보면 은근히 보이는 낡은 건물들에 시선을 뺏길때가 있습니다. 외벽 페인트가 다 벗겨져 너덜너덜해 진 건물이 있는가 하면, 간판의 형태만 남아 그 건물의 용도를 추측해 볼 수 있는 곳도 있죠. 하지만 원주는 그렇다고 해서 이를 부순다거나, 새단장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저 함께 공존해 살아갈 뿐이죠.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다른 지역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는 이유로 외면받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한 도시의 기억이 깃든 공간이 사라지면 그곳 시민의 삶의 기억도 사라진다고 믿습니다. 낡고 오래된 건축물은 도시의 다양성을 높이고 그 건축물이 갖는 가치는 어떠한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오래된 건축물이 도시를 젊게한다라는 말이 있듯 우리가 지켜낼때에 얻는 것들은 충분히 많죠. 원..

공간 2022. 6. 28. 13:15

거의 2년 가까이 원주를 왕례하며 보낸 저의 주말은 이젠 자연스러움을 넘어 당연스럽기 까지 합니다. ⠀ 과연 원주 분들은 예상이나 할까요 장장 100킬로 남짓한 거리인 하남에 살며 스스럼없이 원주를 회항하는 방랑자 같은 저의 루틴을. ⠀ 그렇다 보니 종종 원주에서 접하는 신상 카페 소식은 마치 제 일처럼 반갑고 그럽니다. ⠀ 최근 원주 시내엔 은근한 신상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우후죽순까진 아니더라도 잘 살펴보면 새순을 보이는 곳이 꽤 있죠. ⠀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그 대열에 뒤늦게 올라탄 카페 '임시방편' 입니다. ⠀ 임시방편은 시내의 중심부보단 살짝 위쪽, 대로변 상가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겉으로 보기엔 주차장을 기대하기 쉽지 않지만 건물 뒤편엔 꽤 넓은 주차 공간을 보유하고 ..

카페 2021. 10. 16. 21:34

가끔 제가 어떤 걸로 사진을 찍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렇게 물어봐 주실 때마다 몇몇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죠. 허나 만족스러운 답변을 드리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왜냐, 저의 경우 핸드폰 촬영을 지향하며 기종은 몇 단계나 낮은 아이폰 XR을 사용하기 때문. 그렇기에 사진 촬영 시 수동적인 제약이 꽤 많습니다. 아웃포커싱이 되질 않아 주변이 정돈된 상태여야 하며, 날씨에 따라 좌우되는 화질 역시 안고 가야 할 숙제이죠.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그런 제약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강원도 원주 행구동에 위치한 신상카페 '오두막(ODUMAK)' 입니다. 카페 오두막은 제가 알기론 연남동에서 운영되던 공간이였습니다. 허나 사장님의 거처가 원주로 옮겨지게 되었고, 그대로 품에 ..

카페 2021. 10. 1. 14:57

길어도 짧고 짧아도 짧은 연휴가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 저는 모처럼만에 부족했던 잠도 자고, 밀린 드라마도 챙겨 보며 잠깐이었지만 배짱이처럼 실컷 놀았던 것 같네요. ⠀ 허나 그렇다고 해서 카페투어를 게을리할 리 없죠, ⠀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연휴 내 방문한 원주에 새로생긴 카페 '파르케(PARKE)' 입니다. ⠀ 파르케는 혁신도시에 위치한 꽤나 핫한 공간인데요, 생긴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그 열기는 매장 내 가득찬 사람들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 파르케는 주택단지 사거리 모퉁이쯤 위치하고 있었는데, 구조적으로 남향에 위치한 탓인지 통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상당합니다. ⠀ 때문에 공간에서 느끼는 감성의 공기 역시 배가되어 나른한 오후를 제대로 채워주고 있더군요. ⠀ 내부는 무채색 계..

카페 2021. 9. 24. 14:52

이전에도 몇 번 언급을 한 적이 있지만, 대형카페를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 여기서 말하는 대형카페라 하면,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2층 이상의 건물 및 테이블 수가 15개 이상인 곳을 통틀어 저는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 이런 곳들 대부분은 상업적인 색이 짙은 경우가 많고 서비스적인 부분 역시 규모가 작은 카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곤 하죠. ⠀ 또 요즘 같은 언택트 시대에 예민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많은 인파와의 대면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 열심히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대형 카페에 대한 폄하 글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 그저 작은 개인의 취향에서 비롯된 주관적인 생각들을 정리한 리뷰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아무튼, 여차저차의 이유..

카페 2021. 9. 8. 13:03

요즘은 공간을 소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위치는 더이상 중요한 요소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미 많이들 느끼고 계시죠 "이런 곳에 뭐가 있어?" 하다가도 그 앞에 다다르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들.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는 점점 더 똑똑해 지고 상대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곳이 어디든 발걸음을 아끼지 않습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사장님들에게 마케팅은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필요충분 조건의 일환이 아닐까 싶은데요. 허나 그런것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자기 소리를 내는 곳이 있습니다. 강원도 원주 어느 산속에 위치한 '터득골 북샵' 외길로 놓여진 울퉁불퉁한 산길을 얼마나 올랐을까요 꽤 넓은 부지의 공터가 나오면서 숨겨져 있던 터득골 북샵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가만 보니..

카페 2021. 8. 29. 21:37

. . 몇 주 전 우연히 차를 타고 지나다가 발견한 건물의 1층 내부 인테리어 공사 현장. 딱 봐도 카페가 들어설 것 같은 느낌이 팍 들면서 이 앞을 지날 때마다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다음 주엔 페인트칠이 마무리 되었고 또 그 다음 주엔 간판이 들어서며 공간이 제법 갖춰져 있더군요. 그로 부터 몇 주 후 인스타그램내 가오픈을 알리며 당당히 원주카페 카테고리의 수면위로 올라섭니다. 원주 무실동에 위치한 카페 '레제푸' 부부가 운영하는 걸로 보이는 이 공간은 베이직한 무드에 모던함을 더하여, 웜 톤 베이스에 포인트 컬러 바레이션으로 구성된 원주에선 볼 수 없었던 감각적인 공간입니다. 오더테이블 쪽 외에 모든 면적이 통창으로 되어 있으며 생각보다 넓은 공간과 테이블 간의 거리유지 또한 마음..

카페 2021. 7. 28. 21:01

. . 요즘 들어 부쩍 신상카페 소식이 잦아졌습니다. ⠀ 이는 우리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말로 해석되기 마련인데요. ⠀ 오늘 소개해 드릴 곳 또한 따끈 따끈한 정보로 원주의 명륜동에 새로 생긴 공간 '카페 쏘디' 입니다. ⠀ 쏘디는 조금 특이합니다. ⠀ 사진에 담겨있진 않지만, 시선을 사로잡고도 남을 새하얀 외관의 특성은 내부로 까지 이어지며 통일성을 주고 있었는데, ⠀ 딱 이때까지는 느낌은 그냥 그저 그런 무채색 카페구나란 생각으로 단정을 지으려 했습니다. ⠀ 그러나 공간 안에 작게 구분된 벽을 넘어가니 두개의 통창으로 구분된 섹션이 나왔고, 마치 티하우스를 방불케 하는 뷰를 눈가에 심어줍니다. ⠀ 차가운 이미지의 무채색 공간과, 따뜻한 이미지의 푸른 공간, ⠀ 이 두가지 포인트가 공존하며 구성되..

카페 2021. 7. 26. 21:03